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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설탕, 지방, 소금은더 많은 설탕과 지방과 소금을먹게 만든다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1. 4. 11.

 

음식 섭취가 어떻게 더 많은 음식 섭취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왜 항상성이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지 이해하려면 과학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로서 ‘감칠맛palatability’의 개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은 어떤 음식이 입에 맞으면 그것이 맛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어떤 음식을 두고 맛이 좋다고 할 때, 이는 식욕을 자극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더 먹게 만드는 그 음식의 특성을 주로 말한다. ‘감칠맛’에는 물론 맛이 포함되지만, 결정적으로 그 용어에는 그 맛을 찾도록 하는 동기도 포함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은 음식을 원하는 것이다.
‘감칠맛’은 특정한 음식이 사람들의 모든 감각을 어떻게 끌어들이는가로 주로 결정된다. 아주 맛있는 음식에는 대개 설탕과 지방과 소금이 함께 들어 있다. 맛있는 음식들의 감각 특징들(밀크셰이크의 시원한 크림 맛, 초콜릿 케이크의 향기, 허니 머스터드 딥핑 소스로 맛을 낸 바삭바삭한 닭날개의 식감) 모두가 식욕을 자극한다. 필요한 칼로리를 섭취한 지 한참이 지나서도 계속 입 속에 음식을 집어넣게 만드는 것은 진짜 배고픔이라기보다는 자극, 혹은 그 자극에 대한 기대다. 잉글랜드 브리스틀 대학교의 생물심리학자 피터 로저스는 이렇게 말한다. “맛있는 음식은 식욕을 자극합니다. 맛있는 음식은 먹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 설탕물 몇 방울을 신생아에게 먹이면 얼굴 표정이 금방 환해진다. 맛이 달콤할수록 신생아들은 더 좋아한다.
시애틀 워싱턴 대학교의 아담 드레브노프스키는 사람의 미각과 음식에 대한 선호 경향, 음식의 선택에 대해 30년간 연구했다.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아담 드레브노프스키 역시 처음에는 설탕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사람들이 단 음식을 그처럼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설탕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맛에 전혀 관계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탕 봉투를 열고 설탕을 먹을 것이다.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지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드레브노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 설탕의 맛에만 반응을 하는 것처럼, 설탕에서 느끼는 즐거움에만 모든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고, 드레브노프스키는 이를 밝혀내려 노력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 설탕만이 아닌 지방과 설탕의 결합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방은 음식의 고유한 특징, 맛, 향기의 근원이며 음식의 감칠맛을 결정합니다.”
지방이 입 속에서 그처럼 여러 감각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떤 음식에 가장 많은 지방이 함유되어 있으며 어째서 자신이 어떤 설탕과 지방의 결합을 다른 설탕과 지방의 결합보다 더 좋아하는지를 항상 인식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는 분명히 지적할 수 있다.

드레브노프스키는 다섯 가지 유제품(무지방 우유, 일반 우유, 이 둘을 반반씩 섞은 우유, 유지가 많은 크림, 유지가 많은 크림과 홍화유의 혼합물)에 다양한 양의 설탕을 첨가했다. 무지방 우유에는 지방이 거의 없었지만, 크림과 홍화유의 혼합물에는 지방이 50퍼센트 이상 들어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골라 보라는 요구를 받고서 사람들은 단맛이 첨가된 무지방 우유로 만든 제품(설탕은 많고 지방은 거의 없는)과 단맛이 없는 크림으로 만든 제품(지방은 많고 설탕은 거의 없는)에 낮은 점수를 주었다. 그리고 저지방과 고지방 제품에 똑같은 양의 설탕을 섞은 것을 두고는 예외 없이 고지방 제품을 선택했다. 지방과 설탕의 수준 모두가 선호도에 영향을 주었다.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인 치즈케이크 팩토리의 요리사들은 레스토랑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오버톤에게 새로운 메뉴를 승인받을 때 이 사실을 강조했다. 닭요리에 시럽을 입혀 단맛을 내거나 음식에 버터를 더 많이 넣어 요리하는 방법으로 충분한 ‘후광 효과’를 내서 오버톤을 설득했노라고 레스토랑의 연구 요리사 중 한 사람이 얘기해주었다.
설탕과 지방이 결합된 맛이야말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며 가장 많이 찾는 맛이다. 미각을 만족시키는 기술은 이 두 가지를 최적의 양으로 혼합하는 데 달려 있다. 이 기술은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기술로 음식을 ‘최고로 맛있게’ 만들 수 있다.

 

 

설탕과 소금과 지방의 혼합이 적당할 때 음식은 더 자극적이 된다. 설탕, 지방,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을 먹다 보면 설탕, 지방,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모두에서 이 사실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뉴저지 의과대학의 의사며 교수인 베리 레빈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사실을 증명했다. 이 실험에서 한 그룹의 쥐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 많은 양을 먹는 품종으로 길러 비만 경향을 띠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의 쥐는 많이 먹지 않는 비만 저항 경향을 띠게 했다. 필요한 칼로리를 다 섭취하고 나자 비만 저항 경향을 띠는 쥐들은 비만 경향을 띠는 쥐들보다 음식 섭취를 훨씬 빨리 줄였다.
하지만 양쪽 쥐들 모두에게 설탕과 지방이 많이 든 진한 액체를 주자 상황이 달라졌다. 쥐들 모두 실컷 먹었다. 레빈은 “그처럼 맛있는 혼합물을 주자 쥐들이 정신없이 먹었다”고 말했다. 비만에 저항하는 쥐에게 지방 함유량만을 늘린 음식을 주는 것으로는 과식하거나 비만이 되도록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지방과 설탕 함량을 모두 높인 음식을 먹이면,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비만 경향 쥐만큼 빨리 뚱뚱해진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음식을 어디서든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은 과식을 더욱 조장한다. 앤서니 스클라파니는 시카고 대학 대학원생이던 1960년대 후반에 과식을 부추기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앙트레와 스낵이 들어 있는 무료 자동판매기에서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게 했다. 그들은 고기, 치즈, 빵, 토르티야와 강낭콩, 시리얼, 패스트리, 프렌치프라이와 팝콘, 칩 같은 디저트, 과일, 채소, 땅콩, 음료수를 하루 24시간 동안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다. 단, 가능하면 평소 식습관을 비슷하게 따르라는 조건이 있었다.
아마도 결과가 짐작될 것이다. 무제한으로 먹을 기회가 주어지자 참가자들은 매일 평균 4,500칼로리를 먹었다. 그들이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칼로리의 1.5배였다. 어떤 사람은 7,000칼로리 가까이 섭취했는데, 이는 햄버거 2킬로그램과 맞먹는다. 무제한으로 먹는 것이 허용된 기간 동안 실험 대상자들은 대체로 지방을 더 많이 먹고 단백질을 더 적게 먹었다. 일반적으로 그들의 식단은 탄수화물 48퍼센트, 지방 40퍼센트, 단백질 12퍼센트로 구성되었다.
이 모든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준다.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고당분, 고지방, 고염분 음식이 그중 많은 부분을 차지할 때, 대개의 사람들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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