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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전교 1등의 책상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2. 9. 10.

 

  • 한영외고 전교 1등 임현진 공부방엔 책상 3개…용도별로 옮겨 앉으며 공부
  • 나 고등학교 가면 계속 전교 1등 할거야.
  • 임현진(한영외고 2)양의 선언에 외국인학교 교직원인 엄마 조경희(44·서초구 방배본동)씨는 코웃음을 쳤다.
  • 한영외고 중국어과 합격 사실을 안 지 얼마 안됐을 때 일이다. 임양은 중3 기말고사에서 처음 전교 1등을 했다.
  • 서울 한영외고 2학년 임현진양스톱위치 이요해 집중한 시간 체크…
  • 이젠 딴생각 거의 안해
  • 세계 최고로 수업 열심히 든든 학생
  • 공부방엔 책상 3개…용도별로 옮겨 앉으며 공부
  • 일반 중학교에서도 마지막에 딱 한 번 해본 전교 1등 을, 날고 기는 애들이 모인다는 외고에서 줄창 한다는 게 도무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는 거다.
  • 무리한 목표를 잡았다가 실망할까봐 조씨는 오히려 “적당히 하라”고 딸을 달랬다.
  • 하지만 임양은 1학년 1학기 때 진짜로 전교 1등을 했다.
  • 우수한 학생이 모인 한영외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
  • 그의 책상에서 답을 찾아봤다.

 

 

  • 임현진양 방엔 책상이 3개가 있다.
  • 식탁엔 그날 공부할 교재를 순서에 맞춰 배열해 놓는다.
  • 일반 책상은 개념 문제를 풀거나 공책 정리할 때 이용하고, 독서실 책상에서는 수학 심화 문제를 풀거나 암기과목을 공부한다(위부터)
  • 하루 일과
  • 평일
  • 5시50분 기상
  • 5시50분~6시20분 등교준비, 아침식사(밥이나 씨리얼)
  • 6시20분~7시30분 등교(셔틀버스서 잠)
  • 7시30분~7시50분 미니 모의고사
  • 7시50분~8시10분 청소
  • 8시10분~13시 수업
  • 13~14시 점심급식
  • 14~16시 수업
  • 16~17시30분 자율학습
  • 17시30분~18시40분 저녁급식
  • 18시40분~20시10분 야간 자율학습1(복습)
  • 20시20분~21시50분 야간 자율학습2(수능공부)
  • 22~23시10분 하교
  • 23시10분~23시40분 취침준비
  • 23시40분~익일 2시30분 내신·수능 공부, 숙제, 동아리 활동 보고서 작성 등
  • 주말(일요일은 12시~14시 수학학원)
  • 7시 기상
  • 7~8시 씻고, 아침식사 (밥이나 씨리얼)
  • 8~9시 수학 공부
  • 9~13시 공부(사회 암기, 수학 익힘책 풀기, 영단어 암기, 모의고사 풀기 등)
  • 13~14시 점심식사
  • 14~18시30분 공부
  • 18시30분~19시 저녁식사
  • 19~23시 공부
  • 23~23시40분 취침준비
  • 23시40분~익일 2시 내신·수능 공부, 숙제, 동아리 활동 보고서 작성 등
  • 임양 공부법의 핵심은 ‘시간 활용’이다.
  • 평소 집중력 기르기에 신경쓰고,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것 모두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 이유가 있다.

 

 

  • 다른 학생은 1시간이면 끝내는 내용을 그는 늘 3시간 넘게 공부한다.
  • 교과서 옆에 달린 주석까지 다 외워야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 무식하게 무조건 달달 외우는 건 아니고, 철저하게 선(先)이해 후(後)암기 원칙을 따른다.
  • 암기과목뿐 아니라 영어도 마찬가지다.
  • 중학교 때 영어 지문부터 암기했다 낭패를 본적이 있어서다.
  • 다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잊어버렸고, 결국 지문의 단락 구조와 문장 성분, 문법 요소 등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없다면 외워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 교내 학생회·동아리, 서초구 청소년참여위원회 활동 등에 쏟는 시간이 많은 것도 시간 활용의 중요성에 집착하는 이유다.
  • 그는 “여러 활동으로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짧은 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 하루 5시간 정도 여유가 있으면 마음이 느슨해지기 쉽지만, 딱 한 시간밖에 없으면 공부 외에 딴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얘기다.
  • 공부가 시간 싸움이 아니라 집중력 싸움이라는 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 하지만 아는 것과 실행은 다르다.
  • 임양은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청심국제중에서 세화여중으로 전학한 2학년 이후부터 스톱워치를 이용했다.
  • 책상에 앉는 순간 스톱워치를 켜고, ‘저녁에 뭐 먹을까’처럼 딴 생각을 할 때마다 스톱워치를 멈춰 오롯이 집중한 시간을 측정했다.
  • 처음에는 8시간을 앉아 있으면 3시간밖에 집중을 못했지만, 점차 4시간, 5시간으로 늘었다.
  • 매일 기록하다 보니 ‘내일은 7시간을 채워보자’는 식으로 목표가 생겼고, 결국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 이제는 10시간을 앉아 있으면 9시간 30분 넘게 집중한다.
  • 임양은 “책 펴고 앉아 있는 걸 공부하는 걸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방법을 이용하면 실제 집중하는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임현진양 방에 있는 3개의 책상.
  • 맨 왼쪽이 교재를 두는 식탁, 그리고 오른쪽 벽면에 보이는 게 일반 책상과 독서실 책상이다.
  • 임양이 앉아 있는 독서실 책상은 집중력이 필요한 과목을 공부할 때 주로 이용한다.
  • 계획은 꼼꼼하게 세운다.
  • 임양은 매달 A4 용지 앞면과 뒷면에 칸을 나눠 한 달 계획을 세운다.
  • 핵심은 정확한 예측과 분석이다.
  • 공부하는 데 필요한 총 시간을 어림잡아 계산한 뒤 일(日)단위로 분배한다.
  • 수학 A교재 한 단원을 푸는데 3시간이 걸렸다면 한 권 풀 때 30시간이 필요하다고 예상하고, 하루에 한 시간씩이나 주3회 2~3시간씩 계획표에 포함시켜 한 달에 한 권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 일정을 너무 촘촘히 짜지는 않는다.
  • 실제로 30시간이 걸리면 40시간 걸리는 걸로 예상한다든지,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스케줄을 비워 그 주에 다 못 끝낸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계획을 지켜 나간다.
  • 많은 전교 1등이 그러하듯 임양 역시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
  • 스스로 “세계 최고로 열심히 듣는다”고 자부할 정도다.
  • 이런 습관은 중학교 때부터 이어졌다. 많
  • 은 학생이 다 자는 지루한 수업까지 국·영·수 배우듯이 열심히 들었다.
  • 수업 내용은 허투루 할 게 단 하나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 실제로 이런 생각을 확신하게 된 일이 있었다.
  • 보건에서 담배 성분에 대해 배운 적이 있는데, 이 내용이 과학시험에 나온 거다.
  • 정작 과학 공부할 때 놓치고 간 부분을 보건 수업에 집중한 덕에 맞힐 수 있었다.
  • 임양 역시 모든 수업이 다 재밌지는 않다.
  •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 임양은 자기 최면을 걸어 선생님의 장점을 발견한다.
  • ‘A선생님은 목소리가 좋으니까 수업시간에 집중해야 하고, B선생님은 코가 잘생겼으니까 수업 시간에 눈을 수 없다’는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거다.
  • 선생님을 좋아하면 수업에 집중하게 되고, 교사는 수업 열심히 듣는 학생을 예뻐할 수 밖에 없다.
  • 교사가 신경을 써주니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거다.

 

 

  • 그러다 보면 결국 모든 수업이 재밌어진다고 한다.
  • 수업태도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 적용하는 마인드 컨트롤은 그를 최상위권 학생으로 만든 주요한 힘이다.
  • 중3 겨울방학 때 ‘전교 1등이 되자’고 마음 먹으니 하루도 낭비할 수 없었다.
  • 새벽엔 중국어 학원을 다녔다.
  • 겨울방학 두 달 동안 매일 아침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마을버스 첫차를 타고 강남역에 있는 중국어 학원에 갔다.
  •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침 먹고 인근 도서관에서 밤 11시까지 공부했다.
  • 별보며 집을 나섰다가 별보며 집에 돌아온 셈이다.
  • 새벽이라 걱정이 돼 엄마가 몇 번이나 “데려다 주겠다”고 했지만 임양은 거절했다.
  •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엄마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다.
  • 아침 기상부터 혼자 알람을 맞춰 해결했다. 일
  • 어나기 싫을 때마다 ‘오늘 가면 중국어 실력이 완전 향상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 조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애들이 많은데 현진이는 스스로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 임양의 이런 성향 덕분에 조씨는 큰 어려움 없이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 학원 선택에도 조씨가 관여한 적은 거의 없다.
  • 학원에 다니겠다고 결정하는 것도, 어떤 학원을 다닐지도 전적으로 임양 몫이다.
  • 친구를 통해 좋은 학원 정보를 알아와 “A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하면 보내는 식이다.
  • 학원을 다니는 돈에 걸맞게 성과를 내야 한다.
  • 열심히 하지 않을 바에는 아예 다니지 말라고 조언한 게 전부다.
  • 학원에서 뭔가 결정하거나 조율할 때도 임양이 알아서 했다.
  • 중학교 때 이런 일도 있었다.
  • 국어학원을 다녔는데 자신의 속한 반 수업이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원장을 직접 찾아가 “최상위반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 중3이 자기요구사항을 똑 부러지게 요구하는 모습에 학원 측에서 원하는대로 하게 해줬다.
  • 이런 사실도 엄마는 나중에야 알았다.

 

  • 반려견이나 인형에게 소리 내 강의하며 배운 걸 다지는 임현진양
  • 임양 책상은 이런 꼼꼼한 성향을 잘 보여준다.
  • 그의 방에는 책상 3개가 있다.
  • 책꽂이가 달려 있는 기본 책상과 독서실 책상, 그리고 벽에 붙여놓은 4인용 식탁이다.
  • 각각 용도가 다르다.
  • 독서실 책상은 수학 심화문제나 사회 암기과목처럼 정신을 집중해서 공부할 때, 기본 책상은 교과서와 공책 등을 펼쳐놓고 정리할 때나 졸릴 때 이용한다.
  • 식탁은 그날 공부할 교재를 꺼내 두는 곳이다.
  • 공부 시작 전 책상을 깨끗이 청소하고, 식탁에 그날 할 교재를 다 꺼내놓는다.
  • 방에 있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엔 평소 동아리 모임 스케줄 등을 적어두지만, 시험 기간에는 칠판으로 변한다.
  • 인형과 반려견 대박이에게 가르치듯 공부하며 최종 정리를 하기 때문이다.
  •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손으로 쓰면서 암기했다고 내 머릿속에 완전히 저장되는 건 아니다.
  • 이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