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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미셸 오바마 - 비커밍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2. 9. 12.

 

  • 나를 길러준 사람들 - 아버지, 그리고 내 수많은 친척들에게, 언제나 나를 북돋아주는 강인한 여자 친구들에게, 
  • 내 존재 이유인 두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늘 내게 흥미진진한 여정을 약속했던 버락에게.
  • 어린이 아이에게 뭘 물을 때 “크면 뭐가 되고 싶니?”만큼 쓸데없는 질문이 없는 것 같다. 이 질문은 성장을 유한한 과정으로 여긴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무언가가 되면 그것으로 끝인 것처럼 여긴다.
  • 어느 현직 연방하원의원은 내 엉덩이가 너무 크다고 조롱했다. 나는 상처받았다. 화가 났다. 그러나 대체로 그 모든 일을 웃어넘기려고 애썼다.
  • 음악은 할아버지의 숱한 걱정을 잠재우는 해독제요, 불안을 잊고 느긋해지는 방책이었다. 
  • 연습 시간과 결과가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깨우쳤고, 그 단순한 사실이 격려가 되었다. 
  • 나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듣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 이치를 꼬치꼬치 따져서, 진 빠질지언정 논리적인 결론에 이르러야만 직성이 풀렸다. 
  • 아버지가 운전대를 잡으면 해방감을 느낀다는 것을.
  • 엔진이 잘 돌아가게 관리하고 타이어 밸런스를 늘 완벽하게 조정해놓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을.
  • 우리 어머니는 그냥 징징거리는 것과 진짜 괴로워하는 것의 차이를 알았다.
  • 아이들은 아무리 어려도 남들이 자신을 낮잡아 본다거나 어른들이 자신의 공부를 돕는 데 열의가 없으면 귀신처럼 알아차린다. 
  • 부모님은 대화할 때 우리를 어른처럼 대했다. 가르치려 들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묻는 질문은 아무리 유치한 것이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대답해주었고 편의상 결론을 서두르는 일은 결코 없었다. 

 

 

  • 부모님은 우리가 성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버지는 섹스란 즐거운 것이자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분은 가혹하지만 엄연한 현실을 설명할 때 어물쩍 좋은 말로 넘기지도 않았다.
  • 아버지는 현실적인 견지에서 판단했다.
  •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고, 아마 자신에게는 시간마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았을 것이다. 
  • 어머니는 오빠와 나를 한결같이 사랑했지만, 우리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지는 않았다. 어머니의 목표는 우리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이었다. 늘 “난 아기가 아니라 어른을 키우는 거야”라고 말했다.
  • 늘 나보다 한두 단계 앞선 친구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은 별달리 애쓰지 않고도 잘 해내는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심하지는 않았다. 그 아이들보다 몇 시간 더 공부한다면 차이를 좁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두 분은 40대 초반이었고, 2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해온 터였다. 그동안 유럽 여행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 두 분은 해변에 놀러 가거나 외식을 하는 일도 없었다.
  • 집도 사지 않았다. 나와 오빠에게 투자했다.
  • 모은 돈이 우리에게 들어갔다.
  • 그리고 애초에 그녀에게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었다.
  • 나는 나 자신에게 증명해 보인 셈이었다.
  • 데이비드는 성품이 서글서글했고, 내가 사귀었던 어떤 남자 친구보다도 어른스러웠다. 
  • 우리는 1년 넘게 만났다. 서로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 하지만 그 사랑은 유클리드가와 레드랍스터와 로젠블룸 공원 농구장에서의 사랑이었다.
  • 내가 막 떠나온 환경에서의 사랑이었다. 

 

 

  • 나는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나서 내 전부가 될 남자가 어딘가 존재한다고 믿고 싶었다.
  • 그는 분명 섹시하고 믿음직한 데다가 몹시 친밀하고 깊게 다가와서 내가 삶의 우선순위를 기꺼이 조정하고 싶게 만들 것이다. 
  • 다만 지금 내 앞에 선 남자가 그 남자가 아닐 뿐이었다.
  • 마음 한구석에는 미련을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헤어지는 편이 낫다는 걸 알았다. 
  • 이틑날, 데이비드가 기숙사로 전화해서 떠나기 전에 간단히 식사하거나 마지막으로 함께 산책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 나는 벌써 할 일이 많아서 아무래도 어렵겠다고 웅얼거렸다.
  • 전날 밤 작별이 우리의 마지막이었다.
  • 그때 그렇게 확실히 말했어야 했지만, 서로 가슴 아플 터라 비겁하게 굴고 말았다.
  • 그냥 그렇게 그를 떠나보냈다.

 

 

  •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결국에는 적응하게 된다.
  • 어떤 적응은 쉬웠고, 오히려 안도감이 들 정도였다.
  • 일례로 프린스턴에서는 아무도 범죄를 걱정하지 않았다.
  • 프린스턴에서 잘 챙겨야 하는 것은 성적뿐인 듯했다. 
  • Affirmative Action 소수자우대정책
  • 오랜 뒤에 나는 수잰처럼 물건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아두는 남자, 옷을 개키지 않는 데 대해 가책을 전혀, 정말이지 눈곱만큼도 느끼지 않는 남자와 사랑에 빠질 터였다.
  • 내가 그래도 그와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은 다 수잰 덕분이었다.
  • 지금도 나는 그 남자와 함께 살고 있다.
  • 세상에는 다른 삶의 방식도 있다는 것이야말로 매사를 통제하려 드는 나 같은 사람이 대학이라는 압축된 별세계에서 배울 수 있었던 가장 큰 교훈 아닐까.
  • 오하이오 출신의 케빈은 키 크고, 상냥하고, 강하다.
  •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조합이다.
  • 그리고 의대 준비 과정을 공부한다.
  • 그날 케빈이 적당한 옷을 발견했는지, 기어코 마스코트 일을 얻었는지는 기억안지 않는다.
  • 다만 그가 결국에는 의사가 되었고, 그것도 아주 훌륭한 의사가 된 것 같고, 역시 프린스턴 동창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은 기억한다. 
  • 법대 학비로 빌렸던 학자금을 매달 상환하고, 퇴근 후에는 에어로빅을 한다.
  • 사브 자동차도 산다.
  • 그냥 살 수 있으니까 산다.

 

 

  • 일주일에 70시간을 반드시 어딘가에 앉아서 보내야 한다면, 내 사무실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 돈은 많이 벌었지만, 주거비는 아낄 수 있을 때 아끼기로 했다. 
  • 늘 꿈꿔왔던 대로, 나는 이제 정장을 입고 사브를 몰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고 독립적인 여성이었지만, 여전히 혼자 있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았다.
  • 나는 매일 부모님께 들르는 것으로 사기를 충전했다. 
  • 그는 109번가의 너저분한 아파트에서 고상한 문학과 철학 책을 탐독했고, 형편없는 시를 썼고, 일요일에는 단식을 했다. 
  • 버락은 진지하지만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지는 않는 사람이었다.
  • 태도는 가벼웠지만 생각은 묵직했다.
  • 신기하고 호기심 가는 조합이었다.
  • 그는 신선했고, 관습적이지 않았고, 희한하게 우아했다. 
  • 그는 초연하게 거리를 두면서 한가롭게 어슬렁거렸는데, 그런 태도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았다.
  • 사내에서 그의 평판은 갈수록 높아졌다. 
  • 나는 그거 휴양지 독서인 양 정치철학 책을 엄청나게 읽어치울 뿐더러 여윳돈을 몽땅 책 사는 데 쓴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여자 친구를 많이 사귀었지만 지금은 사귀는 사람이 없었다.
  • 마지막 사안은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버락은 이지적이었다.
  • 어쩌면 너무 이지적이라서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지는지도 몰랐다.
  • 그는 술집에서의 사교에 어울리는 남자가 아니었다. 
  • 버락은 도시공공 주택 정책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혼자 밤을 보내는 편을 더 좋아했다.
  • 부유하지 않았고 소박하게 살았지만, 자신의 정신만큼은 풍요롭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덕분에 자신에게 특권의 세계가 열릴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 나는 그렇게 둘 사이의 감정을 무시하려 했지만, 그는 아니었다. 

 

 

  • “우리 데이트해야 할 것 같아요.” 어느 날 식사 후 버락이 말했다. 
  • 버락이 웃으면, 얼굴 전체로 미소가 펼쳐지는 듯했다.
  • 그는 달변에다가 논리적이었으니, 치명적인 조합이었다. 
  • 그는 이후 한 번 이상 우리가 데이트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제시했다. 우리는 잘 맞는다.
  • 서로를 웃게 만든다.
  • 둘 다 지금 사귀는 사람이 없고, 게다가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면 거의 즉각 지루해진다고 털어 놓았다.
  • 대체로 나는 일단 시작한 것은 끝내야 한다는 데 집착했다.
  •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에 신경 쓰느라 괴로움을 견디는 사람.
  • 하지만 이 순간, 나는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다. 
  • 그는 부유함을 썩 편하게 느끼지 못했다.
  • 나처럼 그도 부유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고, 그러기를 갈망하지도 않았다.
  • 그는 부자가 되기보다는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고, 그 방법을 아직 궁리하는 중이었다. 
  • 그때 처음으로 그에게 반했다. 
  • 모든 것이 뒤섞인 이 이상한 남자에게 빠져버렸다. 
  • 버락은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내가 이전에 사귄 어느 남자와도 달랐다.
  • 가장 큰 차이라면, 그에게는 불안정한 면이 없는 것 같았다. 
  • 그는 애정을 공공연히 표현했다.
  • 내게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으쓱한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 그는 특이하다 못해 거의 비현실적인 존재 같다는 점에서 유니콘처럼 느껴졌다.
  • 물질적인 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 집이나 차, 심지어 새 신발을 사는 일조차 관심 밖이없다.

 

 

  • 돈은 주로 책을 사는 데 썼다.
  • 책은 그에게 성스러운 물건, 정신의 총탄을 보충해주는 물건이었다. 
  • 그는 내가 잠든 뒤에도 한참 더 책을 읽었다.
  • 역사책, 전기, 토니 모리슨의 소설을 읽었다.
  • 매일 여러 일간지를 샅샅이 읽었다.
  • 최신 서평과 프로야구 아메리칸 리그 순위표, 사우스사이드 시의회 동향을 주시했다. 
  • “아, 소득 불평등에 관해서 생각하던 중이었어요."
  • 버락의 머릿속은 그런 식이었다.
  • 그는 크고 추상적인 문제에 쉽게 빠져들었는데, 황당하게도 어쩌면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는 솔직히 그런 사람을 처음 보았다.
  • 내가 그동안 어울렸던 사람들은 다들 선하고 나름대로 중요한 문제를 고민했지만, 그래도 대체로는 자신의 경력을 일구고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 집중했다.
  • 버락도 물론 일상적인 일들에 관심을 쏟았지만, 그러면서도 특히 밤에는 훨씬 더 넓은 차원에서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듯했다. 
  • 그는 갈수록 회사 임원들의 편애를 받았다.
  • 회사 밖에서, 버락과 나는 끊임없이 대화했다. 
  • 우리는 스티비 원더의 모든 음반을 두고 하나하나 가치를 논했고, 그다음에는 마빈 게이로 넘어갔다. 
  • 나는 버락에게 홀딱 반했다.
  • 그의 느릿한 목소리가 좋았고, 내가 재미난 이야기를 할 때 부드러워지는 그의 눈동자가 좋았다. 
  •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늘 한가롭게 다니는 그의 습관마저도 좋게 느껴졌다.
  • 우리는 매일 사소한 발견을 했다.
  • 그는 어둡고 드라마틱한 영화를 좋아했지만, 나는 로맨틱 코미디 광팬이었다. 
  • 그는 달필을 자랑하는 왼손잡이였지만, 나는 악필을 쓰는 오른손잡이였다.

 

 

  • 그가 학교로 돌아가기 전 한 달 동안은, 우리는 서로의 추억과 불쑥 떠오른 생각을 남김없이 공유했다. 어릴 때 저질렀던 웃긴 짓, 10대 시절 저질렀던 실수, 지금 우리를 이어준 셈인 과거의 실패한 연애 등을 모조리 이야기했다.
  • 그는 결혼이 불필요할뿐더러 과장 선전된 관습인것 같다는 생각을 일찌감치 밝혔다.
  • 그는 나보다 훨씬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 사실을 한탄하지 않았다. 
  • 그의 이야기는 그의 것이었다.
  • 우리 가족은 늘 수다를 떨었다. 심지어 내 고등학교 때 남자 친구 데이비드도 가끔 와서 아버지에게 뭔가를 의논했다. 
  • “당신과 대화를 나눌 수 없다면, 내 말을 들어줄 다른 남자를 찾을지도 몰라.” 
  • 그래서 버락은 전화형 인간이 되었다. 가을 동안 우리는 최대한 자주 통화했다. 
  • 그때도 알 수 있었다. 버락과의 삶은 결코 지루하지 않으리란 사실을. 바나나처럼 노랗고 약간 소름 끼치지만 신나는 삶일 것 같았다. 어쩌면 그가 돈을 한 푼도 못 벌지 모른다는 생각도 퍼뜩 들었다. 
  • 버락은 서머빌의 원룸 아파트에서 변변히 갖춘 것 없이 살고 있었다. 
  • 버락은 완전히 성숙한 인간으로서 내 인생에 들어왔다. 처음 대화를 나눌 때부터 알 수 있었다. 그는 두려움과 나약함을 드러내는 걸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으며, 진실함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 그가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태 친하다는 것은 관계를 오래 유지할 줄 안다는 뜻이었다. 
  • 그가 강인한 어머니와 원만하게 지낸다는 것은 여성과 그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뜻이었다.
  • 인간관계에서는 우리가 상대에게 결코 가르칠 수 없는 점이 있기 마련이다. 
  • 버락은 자신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그가 어떤 배우자가 될까 하는 문제에 있어서 내가 알고 싶은 모든 걸 알려주었다.
  • 버락의 독서열 덕에 내 안에서도 새롭게 독서욕이 솟아난지라, 이제는 토요일 밤 소파에 파묻혀 재밌는 소설을 읽는 게 더 편했다. 
  • 진지하게 만나는 애인이 있다 해도, 나를 든든히 붙잡아주는 것은 여전히 여자 친구들이었다. 
  • 그들은 수잰에게 벌어진 일을 까맣게 몰랐다. 자신이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것 같았다. 
  • 그해 여름,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 나는 천성이 내향적인 사람은 아니다. 생각을 글로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 이 시도는 버락에게 영향받은 바 잇었을 것이다.

 

 

  • 버락은 글쓰기가 마음을 치유하고 생각을 명료하게 만든다고 여겼고, 썼다 안 썼다 했지만 오래전부터 일기장을 갖고 있었다. 
  • 요컨대 내 남자 친구는 대단한 인재였다. 
  • 그는 얼마든지 두둑한 연봉을 약속하는 법률 회사에 취직할 수 있겠지만, 그러는 대신 학위를 따면 인권변호사로 일할 생각이었다. 
  •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했는데, 그것은 곧 기업체를 고객으로 받는 법률 회사에는 취직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 나는 그가 그토록 확신 있게 진로를 결정해가는 모습이 놀라울 뿐이었다. 
  • 버락의 목적의식은 부지불식간에 내 목적의식을 시험하는 것 같았따. 
  • 내가 변호사 일을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 나는 변호사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 일은 썩 잘 해냈어도, 늘 공허한 기분이었다.
  • 변호사가 되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지 떠올리면, 그 사실을 인정하기는 자못 괴로웠다. 
  • 한마디로 나는 새 직업을 찾아야 했다. 
  • 그는 이것저것 시도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그러면서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아냈다. 
  • 나는 매달 600달러씩 학자금을 상환해야 했고, 매달 407달러씩 자동차 할부금을 냈고, 그 밖에도 식비와 기름값과 보험료가 들었으며, 만약 부모님 집에서 나간다면 집세로 매달 500달러쯤 써야 할 터였다. 
  •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서서히 확신이 자라고 있었다. 나는 변호사 체질이 아니라는 확신이었다.
  • 버락도 결혼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 하지만 서두르지도 않았다.

 

 

  • 그는 우리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사랑만 있으면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함께할 토대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 결혼반지야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 그에게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이 삶을 나란히 살아가기로 결정하는 것, 그러나 각자의 꿈과 야망을 포기하진 않는 것이었다. 
  • 나는 이제 상실을 알았기에, 앞으로 더 많은 상실을 겪으리라는 것도 알았다.
  • 아버지를 잃은 후, 이대로 눌러앉아 인생을 보내도 좋은지 고민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 아버지는 쉰다섯에 죽었다.
  • 수잰은 스물여섯에 죽었다.
  • 교훈은 간단했다.
  • 인생은 짧고, 낭비할 시간은 없다.
  •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나를 그동안 쓴 소송 취지서나 그동안 변호한 기업 브랜드로 기억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 나 자신이 세상에 그보다 더 많은 걸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움직일 때였다. 
  • 자신에게 기회가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혹시 기회가 바닥나면 어쩌나 걱정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본질적으로 든든한 면이 있다. 
  • 그는 자신의 성취와 발전을 남들과 비교하여 판단하지 않았다. 
  • 창피하지 않은 차, 마당이 딸린 교외 주택 ,루프에 있는 근사한 아파트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 우리가 원칙을 지키면서 사는 한 매사가 그럭저럭 풀려나갈 것이라는 신념이었다. 
  • 버락은 남들이 나를 믿지 않을 때도 나를 믿어주었다. 
  • 한번 해보라고 말해주는 사람, 걱정을 지우고 행복할 것 같은 방향으로 가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버락뿐이었다. 
  • 걱정 마, 우리는 할 수 있어, 어떻게든 해낼 거야. 이것이 버락의 생각이었다. 
  • 우리는 케냐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몹시 피곤했다. 피곤함이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말다툼이 급기야 분노로 이어졌다. 나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버락에게 너무 화난다. 우리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 함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이 으레 그렇듯이, 우리는 싸우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 싸움은 대개 사소한 이유로 시작했다.
  • 어느 한쪽 또는 둘 다 지나치게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한동안 쌓여온 짜증이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이었다. 
  • 그리고 아무리 팽팽하게 긴장된 상황이라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분명히 바탕에 깔고 있다. 
  • 나는 이제 새 직업이 있었고, 약혼자가 있었으며, 그를 통해서 새 가족을 얻었다. 

 

 

  •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문제가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 그 답이란 바로, 어떻게든 적응하기 마련이라는 것.
  • 계속 함께할 생각이라면, 달리 도리가 없다. 
  • 우리가 함께 요리하고 일하고 웃고 계획하는 일상이 한 달 두 달 흘러갔다.
  • 그해 봄, 우리는 자금을 융통해서 집을 샀다. 
  • 하이드파크에 잇는 기차간식 구조의 예쁜 아파트로 들어갔다.
  • 나는 또 버락의 격려를 등에 업고서 다시금 직업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 법률 회사 일을 줄였지만, 빚 갚을 돈을 벌어야 했기에 법대 수어븐 늘렸다. 
  •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인 나는 늘 먼저 도착해서 버락을 기다렸다. 
  • 그가 늦어도 짜증 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타난다는 걸 알았으니까. 
  • 그런 반복적 일상이 나를 안심시켰다.
  • 우리는 금요일마다 거의 매번 똑같은 음식을 시켰고-소고기 찜, 방울양배추, 으깬 감자-음식이 나오면 조금도 남기지 않고 싹 먹어치웠다. 
  • 소고기찜은 벌써 해치웠고 디저트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이 행복에는 깊은 구김살이 하나 있었다.
  • 우리는 임신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사실 유산은 늘 벌어지는 일이다.
  • 우리 생각보다 더 많은 여자들이 유산을 겪는다.
  • 이때 비로소 유산은 생물학적 딸꾹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나는 한순간도 혼자가 아니었고, 한순간도 외롭지 않았다. 
  • 모성은 나를 움직이는 동기가 되었다. 
  • 말리아를 낳고 몇 달 뒤, 나는 시카고 대학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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