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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떠나 2014 사법시험 합격피트니스 대회 준비하는 등 도전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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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SBS 슈퍼모델, 영예의 대상은 이진영!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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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한 살 대학생 이진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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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없이 출전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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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른 서른 다섯명 중 열다섯 안에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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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3500명 중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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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미스코리아, 슈퍼모델을 비롯한 각종 선발대회가 텔레비전의 주요 컨텐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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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입상자들에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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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들은 억대 계약금을 제시하며 모셔가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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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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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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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에서 연예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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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의 큰 키, 조막만한 얼굴, 서구적인 몸매와 마스크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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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소라"라는 기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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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런웨이'가 아닌 '법정'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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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1위에 올라 카메라 세례가 터지는 가운데 축하 꽃다발과 트로피를 받을 때만 해도 그가 변호사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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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엔(jobsN)이 2014년 제5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LnC법률연구소'에서 일하는 이진영(41) 변호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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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슈퍼모델을 꿈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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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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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농구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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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키가 이미 176㎝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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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일여중 농구부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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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에 매진했지만 훈련 중 부상을 입어 허리를 다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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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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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의 꿈은 그 때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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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때문에 고생하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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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시험에서 본고사와 논술까지는 볼 수 없었고 수능을 치러 1995년에 동국대 영문과에 전액장학금 받고 수석입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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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는“어렸을 때부터 키가 크다보니 주목 받을 일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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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감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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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같다’, ‘모델 해보지 그러냐’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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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후에도 딱히 뚜렷한 꿈이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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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크고 작은 모델 선발대회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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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모델들을 지켜보며 '예쁜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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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받으면 허리디스크 때문에 틀어진 자세도 교정하고 살 또한 뺄 수 있을 것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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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라인’이라는 아카데미이자 에이전시를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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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에서 모델 대회 출전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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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어떻게 대상까지 수상하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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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농구선수로 뛰어서인지 승부욕이 강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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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도전한 것은 끝을 봐야만 직성이 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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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SBS 슈퍼모델 대회에 출전 하기 전,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주최 모델대회에도 출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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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출전한 세번의 대회에서 모두 1위를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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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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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대회를 준비할 때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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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후보자들은 3개월동안 합숙에 참가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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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한 번 신어본 적 없던 제가 발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워킹연습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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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은 모두 끊고 각종 효소만 먹어 살을 12~13kg 정도 감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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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전문 모델대회에 출전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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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경쟁자들의 따돌림에 오기가 생겨 이 악물고 준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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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 대상 수상자가 된 후의 생활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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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휴학하고 얼마 정도 모델 활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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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의 진로를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니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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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트로피가 '정말 내 것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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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나를 과대평가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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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고 워킹 연습하는 등 노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키와 외모라는 타고난 것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도 괜찮은 걸까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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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모델인도 아니고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아닌 애매한 제 정체성도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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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모델 동료들 사이에서 겉도는 것 같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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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외국 모델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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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외국 모델들과 백스테이지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 일로 선배 및 모델 동료들에게 '공부 좀 한다고 잘난척 한다'며 욕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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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딸을 낳는다면 항상 경쟁자들의 시기와 질투를 견뎌야만 하는 모델 활동을 추천해주진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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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복학해서는 어떻게 생활했나"모델 활동을 하며 억울한 상황들을 경험한 뒤,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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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대항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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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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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학교에 복학한 뒤 교양과목으로 법학개론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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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이 법전을 들고다닌다' 며 말들이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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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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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당시는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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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수업을 수강하는데 뒤에서 ‘법대생을 유혹해 결혼하려 한다’는 말이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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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성적으로 증명하자’며 마음을 다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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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복학한 뒤 다음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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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한자로 된 법전이 정말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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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0페이지 정도 읽는 것도 엄두가 안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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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공부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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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외면적인 것으로 늘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연예계 생활보다 지식을 쌓아가는 공부가 심적으로 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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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중학교 때부터 앓던 고질병인 허리디스크 때문에 가장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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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 의자와 책상이 고정된 교실이 있었는데, 키가 커서 불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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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 않고 8~9시간 이상 앉아 공부하는데 허리 통증이 정말 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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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을 내 걷기 등의 운동을 하며 버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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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엔 허리에 파스를 하도 붙여서 살갗이 다 떨어져 피가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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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에 최종 합격하기까지 1차 시험을 총 3회 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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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험은 5번 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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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사법고시를 치를 땐 1차 합격 후, 2차 시험을 보기 전까지 8개월동안 갇혀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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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살았는데, 꼭대기 3층 옥탑방에 저를 가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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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어머니가 2층에서 쟁반에 담아 넣어주셨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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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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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정신을 집중해 꼭 시험에 통과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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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터널 속을 간신히 숨쉬며 걸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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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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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시작했으니까 포기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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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힘들었던 모델 활동의 기억이 한편으로는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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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슈퍼모델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세계모델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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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방송인 겸 모델인 타이라 뱅크스(Tyra Banks)가 진행하는 쇼였는데, 전 세계에서 최고의 슈퍼모델이 모여 경합하는 자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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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워킹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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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당시 룸메이트가 인도 모델이었는데, 그 친구가 3일간 안씻어서 나중에 스태프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헛구역질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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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너무 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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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젊은 시절 즐거운 기억들이 팍팍한 고시생활의 버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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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사법고시 합격 이후 큰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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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군데서 연락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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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쏟아지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한동안 내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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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밖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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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전원도 꺼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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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6년간 고시공부를 하면서 폐쇄적인 생활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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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오기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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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에 입소하기도 전이었는데, 슈퍼모델 대회 출신 법조인이라는 타이틀로 집중 조명을 받으면 연수원 동기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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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생활은 어땠나“조용히 생활하고 싶었는데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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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으로 여성 합격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부회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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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최고령 합격자가 회장을 맡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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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동기들을 보면서 ‘다들 이래서 시험에 통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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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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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에 입소하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씩 2주간 시험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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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중간에 점심을 먹으라는 방송이 나오면 모두 웃죠. 점심을 먹으러 다녀올 수 있는 시험 분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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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내내 초콜릿이나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살이 3~4kg은 쭉쭉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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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너무 많이 써서 손목과 팔에 모두 마비가 온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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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 방광염에 걸린 연수원 동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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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독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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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변호사 시장도 많이 어렵다고 하던데“변호사가 매년 1500명씩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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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법조인의 길을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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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사명감이 없다면 이 길을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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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고시 안봤다’고 말하는 분들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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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 법조인에 대해서는 아직 의뢰인들의 신뢰가 약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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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입장에서는 수임료가 부담스러운데 여성 법조인에게 맡기기엔 위험이 크다고 느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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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료를 기본 500만원정도 받는다고 하면 1심까지 기본적으로 6개월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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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분의 1을 하면 한달에 100만원이 채 안되는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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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간동안 계속해서 의뢰인과 상담하고 법정에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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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전문적인 분야를 특화시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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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심이나 사회에 기여한다는 고민 없이 단지 안락한 삶을 바라고 법조인의 길에 들어선다면 분명 후회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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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활동을 열심히 하며 계속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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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나 내년쯤 피트니스 대회 출전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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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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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두려운 게 아니라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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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를 꿈꿨다가 모델이었다가 변호사가 된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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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습에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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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통해 제 자신을 깨뜨릴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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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모델협회, 뷰티스스타 피트니스대회, 아놀드홍짐, 토리코리아 등의 고문변호사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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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출신이다보니 관련 업계에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자문을 받기 위해 의뢰가 들어오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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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의 독특한 커리어로 개성있는 변호사 활동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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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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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들 사이에서 욜로 (You Only Live Once)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단어에서 공허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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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젊은 세대들에게 놓인 길이 사회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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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어려움이 있고 그걸 이겨낼 때 즐거운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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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하니까, 누가 시켜서 선택하는 길에는 고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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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고민이 없으면 그만큼 포기와 타협도 쉬울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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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길에 도전해 그 길의 끝에서 성취감을 맛보라는 조언을 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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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경쟁레이스에서 승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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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델 활동을 했던 20대의 화려한 모습보다 지금이 더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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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진들을 보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잔뜩 가시가 돋아나있던 제 모습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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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밟고 올라가야만 설 수 있는 연예계보단 나만의 실력을 갈고닦아 시험을 치르는 고시생활이 더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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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연예계의 길을 갔다면 지금처럼 주위를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을 갖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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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자신만의 쾌락과 즐거움을 위해 살기보단 어려움이 수반되더라도 보다 의미있는 일, 가치있는 일을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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