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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전 여친의 SNS를 들여다보는 남친, 어쩌죠?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2. 3. 4.

책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 여성욱

 

남자 친구는 저를 만나기 전에 4년 정도 만났던 여자 친구가 있었고, 오래 만난 탓에 2년 정도 힘들어하고 그리워하다가 저를 만나게 되었다고 해요. 저희는 이제 연애를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고요 . 그런데 제가 우연히 남자 친구가 가끔씩 전 여자 친구의 SNS에 들어가 본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때는 사귄 지한 달밖에 되지 않았고, 정말 죽고 못 살 정도로 서로 사이도 좋았는데 말이죠.절대라는 건 없겠지만, 둘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이인 것 같아요. 그런데도 저는 불쾌하고 기분이 나빠요. 사실 현재 남자 친구와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매일 보는 사이긴 한데, 그래서인지 더 트러블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제 앞에서는 행복해하면서 속으론 전 여자 친구를 생각하나 싶기도 하고.남자 친구는 아직도 전 여자 친구를 그리워하는 걸까요? 저는 이것에 대해 남자 친구에게 이야기하면 안 되겠죠? 그냥 다 정리하고 이직할까도 생각해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_ D양 

 

 

D양이 정말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묻는 것 같은가? 이미 D양은 모든 상황에 결론을 내리고 있지 않은가? 말로는 “저 어쩌죠?”라고 하지만, 이미 남자 친구는 전 여자 친구에게 미련이 남았다고 확신하는데 무슨 조언이 필요할까? 혹시 남자 친구는 나쁜 놈이니 빨리 정리하고 이직해서 좋은 사람 만나라는 말을 듣고 싶은 걸까?사실 D양의 경우는 이미 결론이 난 듯하다. 앞서 말했듯 이미 D양은 마음이 상해서 남자 친구가 해명해도 쉽게 마음을 추스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안타깝지만 적당한 선에서 정리를 하고 이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솔직히 이 상황에서의 유일한 방법이지 않을까?) 다만 난 D양이 조금 다른 시각에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연애에는 어느 정도의 소유욕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상대의 마음속에 오로지 나만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 아무리 작은 영역이라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 것에 불편함 혹은 불쾌함을 느낀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상대의 마음 전체를 오로지 나로만 채우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그게 무조건 좋기만 할까?나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이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 될 것 같아요!”라는 상담 메일을 받는다. 그런데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그렇게 사랑했다면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면서 다른 사람이 생기면 마치 그 사람과의 모든 것을 쓰레기 취급해 버린다는 거다.(심지어 마음이 정리되고 나서 그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었다고 험담을 하기도 한다.)물론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는데도 이전의 연애를 정리하지 않는 상태를 두고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새 연애를 시작했다고 이전 연애를 쓰레기 치우듯 하고, 상대의 이전 연애 또한 지워 버리려 하는 건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는가?D양처럼 남자 친구의 태도가 너무 불편하고 불쾌하다면야 헤어지는 게 맞다. 다만 조금의 여지가 있다면 남자 친구가 가끔 옛 추억을 떠올리는걸 허락해 줄 수는 없을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도는 허용해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는 없을까?

 

 

Advice 타인의 삶을 발견하기 어느 날 카페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저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삶이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내게는 그저 창밖의 행인 1, 2, 3일 뿐인 저 사람들도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인공이고, 나도 저 사람들에게는 그저 행인 1, 2, 3일뿐이란 너무도 당연한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우리는 흔히 “입장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지!”, “상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야!”라며 타인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피상적인 사고일 뿐, 그 의미를 곱씹어 보며 진정으로 왜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연애를 하면 그러한 생각들이 더욱 강해진다. “사랑하는 사이니까 서로 맞춰 가야 한다.”와 같은 듣기 좋은 말들로 서로가 서로의 개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간섭하는 것을 합리화한다. ‘서로’라고 말은 하면서 말이다.“사랑하는 사이니 서로 맞춰 가야 한다.”는 말은 듣기 좋지만, 가만히 따져 보면 말도 안 되는 말이면서 모든 트러블의 근원이다. 

 

 

우선 맞춰 간다면 기본적으로 무엇을 기준으로 맞춰 가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맞춰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과 상대방 모두 자신의 기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서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발견하자. 당신이 주인공인 인생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상대가 주인공인 인생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이건 당신이 이해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존재하는 현실이다.상대의 어떤 부분이 당신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고, 다른 여러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그건 맞추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다른 상대가 존재한다는 현실이다. 물론 그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당신의 생각을 제안할 수도 있지만, 그 기본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헤어진 남친과 여사친 문제가 있었어요. 

남자 친구가 자주 보는 무리 중에 제가 신경 쓰이는 여사친들이 있는데, 남자 친구는 “그냥 친구인데 왜 그래?”라는 거예요. 낮에 만나서 커피 마시는 건 괜찮지만, 술 마시는 건 좀 피해 달라고 그랬어요. 남자 친구는 걱정할 일도 없고, 얼마나 오래된 친구들인데 왜 그러느냐고 되받기만 했어요.만약 저라면 적어도 술자리만큼은 포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싫다는데도 굳이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모습에서 신뢰를 잃어버렸죠. 그래서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보니…… 그 정도는 이해해 줄 걸 그랬나 싶네요._L양

 

 

남자 친구가 자주 가지는 모임에 여사친들이 끼어 있다면, 신경 쓰지 않는 여자 친구가 있을까? L양의 고민, 충분히 공감한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L양은 남자 친구에게 “너는 믿지만 여사친들이 신경 쓰이니까 같이 술자리는 하지 마!”라고 명령만 하고 있다.NLP(신경언어학 프로그래밍)의 기본 전제 중에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긍정적인 의도가 있다.”는 말이 있다. L양이 보기에는 의미 없는, 그것도 신경 쓰이는 여사친들이 있어서 연애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술자리일 것이다. 그러나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오래된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는 자리다. 남자 친구는 이 모임에 긍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는데, L양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면 결국 싸우기만 할 뿐이다. 만약 L양이 명품 백을 좋아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남자 친구가 “그런 사치품을 뭐하러 좋아해? 중저가 브랜드에 그보다 더 좋은 제품도 많은데!”라고 말한다면 L양은 어떤 기분이 들까?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남자 친구의 말이 맞으니 명품백이 아닌 중저가 브랜드의 가방을 선호하게 될까?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 행동에 긍정적인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상대의 긍정적인 의도는 인정해 주고 자신의 생각을 넌지시 이야기해야지, 상대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반대하면 상대는 L양의 말에 계속 반박만 할 것이다. L양은 지금 “제가 별것 아닌 일에 헤어지자고 한 걸까요?”라고 묻고 있는데,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 이별할지 말지는 어디까지나 L양의 선택이다. L양이 이별하고 싶으면 이별하는 거지 이별하지 말아야 할 이유 따위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 “내가 이걸 이해해 줄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남들이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K양이 이해되면 그만이고, 남들이 다 이해한다 해도 L양이 이해되지 안 되면 또 그만이니 말이다.

 

 

Advice 입장을 정하고 이야기하기 당신의 감정을 믿지 마라. 감정은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확 타올랐다가도 순식간에 사그라진다. 상대가 어떤 잘못을 했든 당신이 흥분했다면, 당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 내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감정을 정리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라. 그런 다음, 당신의 입장을 정하고 대화를 시작하자.영화 「인턴」에서 벤은 자신의 상사인 줄스의 남편이 바람피우는 사실을 알았다. 벤은 이것을 줄스에게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그녀와 함께 출장을 간다. 그런데 그날 밤 줄스는 벤에게 자기 남편의 외도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흘린다.어떤 사람의 눈에는 줄스의 행동이 바보 같아 보일지 모른다. “아니!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모른 척할 수가 있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줄스는 바보가 아니라 현명하다. 당장 감정적으로 행동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느니 확신이 설 때까지 충분히 생각하는 편이 현명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여자 문제를 일으킨 남자 친구가 잘했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하지만 남자 친구에게 여자 문제를 따지기 전에 스스로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 당신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선인지, 아니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지를 말이다.아마 힘들 거다. 머릿속엔 “아니! 여자 문제로 신경을 쓰게 했으면 혼내야지! 뭘 더 생각을 해!”라는 생각이 가득하고 충분히 고려해 보라는 내 말이 답답하고 불쾌할 거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하는 건, 여자 문제를 무작정 남자 친구에게 따지다가 이별 통보를 받고는 당황하고 감정적으로 무너져서 도리어 불평등한 관계를 맺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배우자의 불륜이 의심스러울 때는 상대방을 다그치기보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것처럼, 중요한 순간일수록 이성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단순히 남자 친구에게 화를 내지 말라는 게 아니다. 흥분하면 사람은 아이큐가 70대로 떨어져 버린다.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로 이야기 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이 잘못한 사람이 되어 있거나 당신이 원하지 않는 결론에 도달해서 당황할 수 있다.일단 충분히 이성적으로 생각해 본 다음, 당신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후회가 없다면 본인의 감정에 따라 행동하자. 만약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동등하게 대화를 나누며 생각의 간격을 좁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