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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권태기 때문에 마음이 예전 같지 않대요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2. 3. 5.

여성운 저자 - 이번 연애는 처음이라 중에서 

 

 

  몇 달 전 남자 친구가 갑자기 헤어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 귀찮다, 이대로 만나면 결혼할 것 같은데 사실 내가 지금도 사랑에 의심이 든다, 너만 바라보고 살 수 있을까에 확신이 안 선다…… 이랬어요. 저는 요즘 힘든 일이 있어서 그렇겠지, 힘들면 그럴 수 있겠지, 하며 아무 말 없이 잡았고 서로 노력해 보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한 달 후쯤 남자 친구가 또 헤어지자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알았다고, 나도 더 이상 연락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두 시간을 엉엉 울더라고요.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그의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에 예민해지고 생각도 많아지네요. 예전 같은 설렘은 아니더라도 오래 만난 커플들이 느끼는 다른 무언가가 우리에게도 생길 거라는 마음으로 관계를 겨우 이어 가고 있어요. 이렇게 만나는 건 소비적인 것 같아서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남자친구와, 또 그를 이해해 주고 헤어지라며 저를 나무라는 제 친구들 때문에 너무 힘이 드네요. 남자 친구가 저를 다시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_ Y양 

 

 

권태기에 대한 Y양의 대처에 점수를 주자면 한 75점쯤 되겠다. 일단 남자 친구의 이별 통보에 호들갑을 떨지 않고 차분히 대응한 것은 정말 잘했다. 만약 그 상황에서 Y양이 호들갑을 떨며 남자 친구를 붙잡았다면 남자 친구는 더 세게 Y양을 밀어냈을 것이고, Y양은 더 매달리는 악순환에 빠졌을 테니 말이다.다만 아쉬운 건 남자 친구의 행동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노력하자고 결론을 내린 부분이다. 남자 친구는 Y양이 싫은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찾아온 권태기에 혼란을 느끼는 것이다. 연애를 단순히 가슴 설레고 뜨거운 것으로만 생각했다면 Y양의 연애는 이쯤에서 그만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권태기는 노화처럼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무엇보다 권태기는 열정이 사라진 상황이라기보다 열정이 익숙함과 신뢰로 변화해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결국 지금 남자 친구가 혼란스러워하는 건 열정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열정이 익숙함과 신뢰로 변해 버리니 과연 이것이 사랑인지 혼란스러운 거다. 

 

 

이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한다고 첫 만남의 열정이 되돌아올까? 지금 Y양이 가장 빨리 해야 하는 건 Y양과 남자 친구가 권태기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리고 여유가 더 생긴다면 남자 친구에게 익숙함과 신뢰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해 보도록 하자.예를 들어 식당에 가서 남자 친구가 “난 까르보나라!” 하면 Y양은 “난 까르보나라 느끼해서 싫었는데 너랑 자꾸 먹다 보니까 좋아하게 된 것 같아!”라고 한다든가 남자 친구가 “나 오늘 친구들이랑 한잔할 것 같아.” 하면 “예전엔 괜히 걱정되고 그랬는데, 요즘은 믿을 수 있어서 좋아.”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밖에도 평소에 시도 때도 없이 따뜻함, 믿음, 익숙함, 편안함, 잘 맞음 등 긍정적인 단어들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해도 좋다.

 

 

무엇보다 Y양 자신이 현재를 위기 상황으로 보면서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Y양이 헤어질까 두려워 남자 친구의 눈치를 본다면, 남자 친구는 그것을 보고 “아, 역시 내가 Y양을 힘들게 하고 있어.”라며 더욱 이별을 앞당기려 할 것이다.누차 말하지만 권태기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것을 극복하느냐 극복하지 못하느냐는 권태기를 얼마나 대수롭지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Advice 리프레이밍, 관점 전환하기 어떤 상황이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반 정도 물이 담긴 잔을 보고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가 되기도 하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리프레이밍은 단순히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다. 막연히 “잘될 거야!”가 아니라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는 시도이다. “이런 면도 있네?” 하면서 부정적이라고 느끼는 상황을 새롭게 정의하고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권태기 자체는 반드시 헤어져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권태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건 권태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노력할수록 우리는 더 부정적인 감정에 빠진다. 오래된 안정적인 연애를 하며 첫 만남 때와 같은 설렘을 꿈꾼다면 당연히 급속도로 연애에 대한 불만과 트러블이 생길 것이다.꼭 권태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평소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하며 하나의 상황을 두고 여러 가지 관점으로 대화를 나눠 보자. 당신과 남자 친구 모두 여러 관점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진다면 권태기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트러블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