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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AI와 사라진 일자리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3. 4. 18.

AI의 위협

  2021년 3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로봇공학 및 AI 기업들은 TV 애니메이션 <우주 가족 젯슨(The Jetsons)>에 나오는 로봇 로지와 조금이라도 유사한 것을 소유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로지는 만화영화 속 미래에 사는 가족들을 위해 일하는 가정용 로봇인데,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구름 속에 떠 있는 집과 더불어 이 만화의 독특한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로지는 요리를 한다. 청소도 한다. 그러고도 엘로이와 공놀이를 할 시간도 있다. 로지는 이상적인 하녀다. 공손하고 항상 침착하다. 자신이 받은 명령을 정확하게 수행한다. 로지는 컴퓨터로 움직이는 척척박사다.” 게다가 로지는 딱 맞는 상황에서 건방지게 굴 줄도 안다. “알루미늄 합금 코어 아래 배터리로 작동하는 순수한 심장을 지녔다.”

  

 

 

언젠가 우리는 그와 같은 미래에 도달할 것이다. 마크 라이버트(Marc Raibert) 전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회장은 <더 포스트>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동물과 비슷한 외관을 가진 민첩한 로봇을 개발한다. “로봇이 복잡해질수록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사람 옆에 로봇이 있는데 어딘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사람에게는 위험이 된다."

 

 

수십 년 전 실제로 로봇이 존재하기 훨씬 전에 과학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가 우리가 만든 기계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후 여러 곳에서 차용된 그의 로봇 3원칙은 1942년 작 단편인 《술래잡기 로봇(Runaround)》에 처음 등장했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해를 입게 해서도 안 된다. 둘째, 로봇은 인간의 명령이 제1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셋째, 로봇은 제1 원칙이나 제2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원칙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매슈 슈어러(Ma-tthew Scherer)는 2016년 <하버드 법률 기술 저널(Harvard Journal of Law and Technology)> 봄 호에 기고한 글에서 로봇이 임무 완수와 안전을 저울질할 때 겪는 내적 갈등을 다뤘다. “AI와 관련해 파국적인 위험을 다루는 현대 학문의 대부분은 효용성을 최대화하려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효용의 최대화가 인류에게 실존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에도 말이다.”15 즉 로봇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함으로써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일터에서는 어떤 것들이 잘못될 수 있을까? 아주 많은 것이 잘못될 수 있다. 2015년에 독일 폭스바겐 공장에서는 22세의 노동자가 고정된 로봇을 설치하다가 금속판에 깔려 숨졌다. 같은 해 미시간의 자동차 공장에서는 한 여성이 산업용 로봇팔 때문에 사망했다. 2018년에는 자율주행 우버 차량에 탄 인간 보조운전자가 <더 보이스(The Voice)> 에피소드를 시청하다가 그의 차가 한 여성을 치어 목숨을 앗아갔다.16 당국은 자율주행차인 우버를 방치한 보조운전자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살인 로봇만 문제가 아니다. 몇몇 직업에서는 아직도 인간이 더 유용하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월마트는 2020년에 재고관리 로봇을 해고했다. “덩치 큰 1.8미터 높이의 기계보다 사람이 더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스캔할 수 있다”라는 이유에서였다.17

  또한 고용주는 컴퓨터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일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USA 투데이>는 “요리사의 일자리를 위협하던 햄버거 뒤집기 로봇 플리피가 처음으로 장기 휴식을 가졌다”라고 보도했다.18 세계 최초의 주방 도우미 자율로봇인 플리피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 그저 2018년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매장에 설치된 플리피에 대한 열렬한 홍보가 수요를 너무 많이 발생시켰는지 도저히 업무를 다 소화할 수 없었을 뿐이다. 결국 캘리버거(CaliBurger)는 플리피 1.0을 퇴사시키고 더 많은 사람 직원을 고용했다. 

 

 

이후 캘리버거는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 플리피 2.0을 설치했다. 직원 이직률이 연 50퍼센트가 넘고 채용 및 훈련 비용으로 연 34억 달러가 소요되는 패스트푸드 산업계에서는 플리피를 더 광범위하게 이용하고자 하는 열망이 뜨겁다.

  이처럼 몇 가지 커다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머니는 인공지능이 승리할 것이라는 데 걸고 있다. 2017년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3이 로봇과 컴퓨터가 결국 사람들이 하는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어느 정도 현실적’이라고 여긴다.

  일본의 경우 편의점 운영업체인 패밀리마트가 인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AI를 활용 중이다. 패밀리마트는 2024년 말까지 1,000개의 완전 자동화된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무인 패밀리마트 매장에는 사람 직원이 응대하는 일반 매장과 마찬가지로 약 3,000여 개의 물품이 비치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매장의 약 3분의 1 크기인 테스트 매장의 경우 50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내부를 모니터링하고 결제를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머신 러닝에 대한 막대한 투자 없이는 더 이상 운영할 수가 없다"

 

<초거대 위협>, 누리엘 루비니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