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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슈퍼리치라고 불릴 수 있을까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1. 2. 20.

슈퍼리치 전문 PB가 말하는 슈퍼리치
 
슈퍼리치가 마음 놓고 자산관리 상담을 하는 PB(private banker). PB가 보는 슈퍼리치는 어떤 사람들일까?
국내를 대표하는 고액자산가 전문 PB 신동일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과 이재철 KEB하나은행 PB사업부장을 만나 슈퍼리치의 재테크 습관과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답변을 토대로 가상의 좌담회를 꾸며봤습니다.
 

Q. 자산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슈퍼리치라고 불릴 수 있을까
신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총자산이 100억 원 이상이라면 슈퍼리치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최소 기준이다. 슈퍼리치 사이에서 슈퍼리치로 인정받으려면 총자산이 500억 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
이     금융자산만 놓고 봤을 때 5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슈퍼리치’라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총자산으로 보자면 1000억 원이 기준이 될 것 같다. 큰 금액이지만 보유자산 규모가 1000억 원 넘는 사람은 국내에 의외로 많다. 은행 등에서 운영하는 VIP 전용 자산관리센터에 방문하면 쉽게 마주칠 수 있다.
 

Q. 슈퍼리치의 소비 습관에서 배울 만한 점이 있다면
신     낭비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아낌 없이 지갑을 열지만 허튼 데에는 한 푼도 안 쓴다. 예를 들어 투자 관련 전문가를 만나거나 기부를 할 때에는 큰돈도 선뜻 내놓지만 영화를 볼 때에는 조조 할인을 받거나 카드 할인을 챙기는 식이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체크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역시 쓸데없는 데 돈을 쓰지 않도록 도와주는 습관이다. 카드를 쓰면 내 주머니에서 돈이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상대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현금으로 결제할 때보다 돈을 쉽게 쓰기 마련이다.
적은 돈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간 만난 슈퍼리치 고객 중에는 동전지갑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고 카페에 가지 않고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이     비슷한 맥락에서 충동적인 소비는 거의 하지 않는다. 소비를 할 때든 투자를 할 때든 계획을 세워서 한다. 자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용도별로 통장을 만드는 사람도 상당수다. 이를테면 생활비 관리용 계좌, 투자자금 관리용 계좌 등을 따로 만드는 식이다. 이렇게 돈을 나눠놓으면 얼마가 들어와서 얼마가 나갔는지, 어느 정도 금액을 투자해 얼마만큼 벌어들였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알아야 소비·투자 기준이 명확해지는 만큼 돈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
 

Q. 재테크 방식은 어떤가
이     투자를 할 때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항상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다. 전문가와 미팅을 하기 전에는 꼭 공부를 한다. 예를 들면 부동산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용적률이나 건폐율 같은 기본적인 개념을 숙지하고 부동산 시장 내 최근 이슈를 조사한 뒤 전문가를 만나는 식이다. 전문가는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을 할 뿐 최종 결정은 결국 본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조사를 철저히 한다. 잘 모르는 시장이나 상품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알 때까지 공부한다.
개인마다 투자 성향이 다르기는 한데 남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투자 방식, 새로운 투자처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상당수다. 비상장사 주식이나 해외 주식·채권 투자,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신     보통 사람에 비해 자산관리에 훨씬 적극적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알아서 해주겠지’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PB가 자산관리 전문가인 만큼 PB 의견을 경청하지만 PB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다.
 

Q. 이미 돈이 많은데도 재테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저렴한 물건은 편하게 쓰지만 비싼 물건은 정성을 다해 관리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같다. 게다가 슈퍼리치 대부분은 자산에 대한 애착이 크다. 후손에게 부를 물려주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Q. 자수성가한 사람과 타고난 금수저 슈퍼리치 간 차이점이 있나
신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하다. 단 증여·상속 등을 통해 슈퍼리치가 된 사람이 투자에 있어서 조금 더 공격적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리스크가 큰 투자처에도 과감히 자산을 배분한다.
이     같은 의견이다. 자수성가형 슈퍼리치는 상대적으로 더 신중하고 계획적이다.
 

Q. 이 밖에 슈퍼리치의 습관이나 원칙 중 인상적인 것이 있나
신     신문이나 잡지 등을 열심히 본다. 경제 관련 이슈, 시장 트렌드, 자산의 흐름 등을 파악하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보통 한 가지만 읽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를 구독한다. 각 매체마다 같은 사안도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것을 보고 인사이트를 얻는다. 예전에 만난 한 고객은 신문을 하루에 7개씩 봤다. 보통 사람들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보는데 슈퍼리치는 종이신문과 잡지를 선호한다. 컴퓨터로 뉴스를 접하다 보면 시간낭비하기 쉽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돈 되는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명한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할 때에도 객단가가 얼마쯤 될지, 다른 식당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하루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올지 등을 분석한다.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지는 강하지만 그냥 넘겨주지는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자산운용 방법을 철저하게 가르쳐준 뒤 증여·상속한다. PB센터에 데려와 교육을 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고객도 상당수 있다. 회사 경영권을 넘겨줄 때에도 경영수업을 확실하게 한 뒤 승계한다. 과거에는 슈퍼리치 2세가 바로 CEO로 취임하거나 입사한 뒤 몇 달 만에 고속승진해 임원 혹은 CEO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꽤 많았다. 최근에는 이 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직급을 거치고 다양한 사업영역을 경험해본 뒤 CEO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을 싫어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정보가 중요한 시대이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 내 사람은 물론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도 모임을 많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