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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굿 리스너가 되는 3가지 방법

by 성공한 사막여우 2020. 11. 8.

귀만 기울인다고 잘 듣는 게 아니다


우리는 흔히 의사소통에서 ‘말하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사실 말하기 못지않게 중요한 건 ‘듣기’다. 이는 의사소통에서 각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심리학자 스미스는 사람이 의사소통할 때 말하기는 30%, 읽기는 16%, 쓰기는 9%를 차지하는 반면, 듣기는 4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했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할 때 듣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또, ‘의사소통 문제는 주로 서로의 말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일어난다’라는 사실도 듣기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우리 주변에서도 듣기의 중요성은 쉽게 알 수 있다. 특별히 인기가 많은 사람을 살펴보자. 그들은 공통적으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인정 욕구가 충족되어서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쉽게 호감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호감 가는 사람이 해 주는 이야기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힘들겠어요. 조금만 마음을 내려놓으면 어떨까요?”라는 흔한 조언에도 “역시, 언제나 딱 맞는 충고를 해 주네요”하고 흔쾌히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상대방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기 위한 세 가지 기술을 살펴보자.

 

1. 맞장구

 


듣는 사람이 이야기에 적절하게 맞장구 쳐주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인정받는다고 느낀다. 그러면 자신감이 생겨 더 당당히 이야기하게 된다. 수업이나 강연을 할 때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이면 선생님이 안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대가 적절히 반응해 주면 흥이 나서 더 열성적으로 이야기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1986년 도쿄대학의 가와나 교수가 ‘커뮤니케이션에서 맞장구의 역할’에 관한 실험을 했다. 실험은 한 그룹에 네 명씩 총 40명의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맞장구치며 들었을 때와 맞장구치지 않고 들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실험 결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맞장구치며 듣는 사람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반대로 맞장구치지 않는 사람을 불쾌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까지는 굳이 실험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경험으로 알 만한 사실이다. 그런데 실험에서 더 재밌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야기하는 사람뿐 아니라 맞장구를 치는 사람에게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듣는 사람도 맞장구치면서 들을 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맞장구를 치면 이야기가 더 재밌게 들렸다고 답했다.
호감이 있을 때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맞장구친다. 맞장구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행동이다. 반대로 상대방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먼저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쳐주면 어떻게 될까? 뇌과학의 기본 전제인 ‘뇌보다 몸이 먼저’라는 말처럼 적극적으로 맞장구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다.

2. 리액션


‘리액션reaction’이란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이나 말을 의미한다. 듣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적절히 리액션을 하면 말하는 사람은 이야기하는 재미가 생긴다. 리액션을 할 때 맞장구처럼 상대방 의견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단지 이야기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계속 넘겨주면서 ‘그렇군요’, ‘놀랍네요’, ‘정말요?’ 등의 말을 해 주면 된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리액션을 한다고 좋은 건 아니다. 이때도 기술이 필요하다. 계속 ‘그렇군요’, ‘놀랍네요’만 반복하면 단조롭고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다양한 리액션을 알아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역시 대단하세요’, ‘센스가 있으시네요’, ‘처음 듣는 말이에요!’ 등 다양한 멘트를 준비해 두면 좋다. 이런 멘트들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인정 욕구를 채워 준다.
여기서 하나 더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남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의 이런 욕구를 충족해 주는 게 중요하다. 특히 관계가 수직적일 때 더 그렇다. 직장 선배나 윗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몰랐어요’, ‘좀 더 알려 주세요’, ‘도움이 되네요’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 기쁨을 줄 수 있다.

대화에 자신이 없다면 상대방의 이야기에 호응을 잘 할 수 있는 리액션을 준비해 두자. 리액션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
 


3. 애정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면 애정이 필요하다. 상대방에게 호의를 품고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라고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들을 때와 ‘이 사람 싫은데, 이야기 좀 빨리 끝내지’라고 생각하며 이야기 들을 때의 대화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나에게 존경하는 변호사 한 분이 있는데, 그는 의뢰인과 대화할 때 의뢰인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 혹은 소중한 친구를 대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의뢰인을 대한다는 말이다. 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의뢰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변호사가 사건을 해결할 때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의뢰인이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의뢰인에 대해 호감을 갖고 믿어 주면 의뢰인도 호감이 생겨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기술은 온전히 상대방을 위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듣는 이의 행동은 말하는 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다시 피드백 효과를 일으켜 듣는 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애정을 갖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자신도 애정을 쏟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은 애정과 믿음으로 이어진다. 애정과 믿음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만들어지며 강화되고 유지된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세 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어울리며 인간관계를 넓혀 보자.

홋타 슈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